친절한 우주씨

안녕하세요 친절한 우주씨 입니다.

오늘은 저에게 바르셀로나를 여행하면서 상당히 좋았던 기억인 '야경투어'에 대해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저는 야경투어를 '마이 리얼 트립'이라는 사이트에서 예약했으며, 가격은 2만 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많은 야경투어들이 바르셀로나 투어의 메인 격인 가우디 투어와 묶어서 할인을 진행하고 있으니 혹시 야경투어를 미리 계획하시고 계신 분이 있다면 한 번에 예약을 진행하면 저렴할 듯합니다. 저희는 무계획에다가 하루 전에 예약을 해버리는 바람에 인당 2만 원 정도 지출했습니다. 약 2시간 정도 진행되는 투어였는데 아주 만족스러운 투어였으며, 혹시 계획에 야경투어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분들은 꼭 고려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선택했던 야경투어는 고딕지구를 걸어 다니면서 진행되었습니다. 고딕지구는 바르셀로나에서 구시가지로 불리며, 신시가지인 에이샴플레 지구와는 다르게 거미줄같이 작은 길들이 펼쳐져 있으며. 골목 곳곳에 과거 스페인의 역사와 유산들이 위치해 있는 곳입니다.

 

제가 걸어온 경로를 다시 생각해보면서 구글의 '내 지도'기능을 활용하여 재구성해보았습니다. 대략 저런 루트로 걸어 다녔습니다. 자우마 역에서 미팅을 했고, 왕의 광장을 먼저 구경했습니다. 이후에 자우마 광장의 바르셀로나 시청사와 카탈루냐 주청사를 구경하였으며, 골목 곳곳을 걸어 다니며 에우랄리아 성녀의 길을 걸어보았습니다. 산펠립네리 광장을 지나서 바르셀로나 대성당으로 이동하였으며 카탈루냐 음악당을 마지막으로 투어가 종료되었습니다. 투어 내내 가이드님께서 오디오가 거의 비지 않을 정도로 풍부한 설명을 해 주셔서 바르셀로나의 역사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매 포인트마다 사진을 촬영해 주셔서 추억으로 남기기에도 좋았습니다.

 

왕의 광장

카탈루냐 지방은 과거에 아라곤 왕국이었고, 이 왕의 광장이 아라곤 왕국의 왕궁이었다고 합니다. 당시의 이사벨 여왕은 소유하고 있는 보물까지 팔아가면서 여행가 콜럼버스를 후원하였고, 콜럼버스는 마침내 신대륙을 발견합니다. 콜럼버스가 이 소식을 이사벨 여왕에게 보고한 곳이 바로 이 왕의 광장이라고 합니다. 과거 콜럼버스가 얼마나 당당한 모습으로 이 광장으로 돌아와서 자신의 발견을 보고했을지 상상하며 이 장소에 서있었더니 정말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뜻깊은 곳이 시민들에게 개방이 되어 있고, 잘 보존되어 있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sant jaume 광장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산 하우메 광장입니다. 양측에 카탈루냐의 주청사와 바르셀로나 시청사가 마주 보고 있습니다. 카탈루냐 지역은 스페인에서 독립하고자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노력해 왔습니다. 그래서 주청사와 시청사가 함께 있는 이 광장은 일 년 내내 시위가 끊이지 않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나마 제가 방문한 기간이 크리스마스고 연말이라 시위가 잠잠했다고 합니다. 가운데 사진의 트리는 매년 이 광장에 세워지고 예쁜 조명이 설치된다고 합니다. 연말 분위기를 한껏 느껴져서 좋았던 밤 산책이었습니다. 

 

Maria del pi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마리아 델 피 성당입니다. 시민들의 사랑을 아주 많이 받고 있는 성당이라고 합니다. 특히나 저 성당 가운데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지금은 덮개가 씌워져 있지만, 내부에서 보면 아주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라고 합니다. 옛날 사람들은 빛에 하나님이 담겨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빛이 들어오는 구조물인 창문을 아름답게 꾸몄다고 합니다.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게다가 이 델 피 성당 앞에서는 마침 시장이 열어있어서 잠깐 구경을 할 수 있었습니다. 낮시간에는 내부가 개방된다고 하니 들러보실 분들은 스테인드글라스를 구경하시고 오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산 펠립 네리 성당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산 펠립 네리 성당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했던 곳입니다. 바로 영화 '향수'에 등장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주인공 그르누이가 첫 번째 살인을 저질렀던 곳이기도 한데요, 그 설명을 듣고 나니 제가 영화의 장면에 들어온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제 우측으로 벽들이 울퉁불퉁한 게 보이시나요? 이곳은 스페인 내전에서 크게 공격받았던 곳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산펠립네리 성당에 피신해 있었는데, 하필 이곳에 폭격이 이뤄져서 많은 아이들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너무 슬픈 사건이었던 나머지 사람들은 이 슬픈 사건을 기억하자며 벽의 폭격 흔적을 남겨두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앞으로 아이들이 웃는 소리만 나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서 바로 옆에 학교가 세워진 곳이기도 합니다. 과거를 기억하고 앞으로 나아갈 줄 아는 스페인 사람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와 닿은 공간이었습니다.

 

이곳은 또 한 번의 슬픈 사연이 있는 곳입니다. 가우디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찾았던 공간이 바로 이 산펠립네리 성당입니다. 일평생 소박한 삶을 살았던 가우디는 그날도 어김없이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작업을 마치고 걸어서 성당으로 기도를 드리러 왔습니다. 그리고 전차 사고를 당했고, 며칠 뒤 사망하게 됩니다. 이곳은 가우디가 생전 마지막으로 찾았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여러 의미가 있는 산 펠립 네리 광장 앞에서 사진을 남겼습니다.

 

바르셀로나 대성당

바르셀로나 대성당의 모습입니다.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성 에우랄리아 거리를 지나왔는데요. 지나가던 행인들이 성호를 그으며 기도를 올리는 모습이 와 닿았습니다. 이들에게 신앙은 믿고 안 믿고의 여부가 아닌 그냥 삶 자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바르셀로나 대성당은 나름 재미있는 사연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 전면부만 리모델링되어 아주 웅장한 모습을 자랑한다는 것! 세계박람회를 앞두고 성당이 너무 오래되어 창피한 나머지 단시간 안에 화려하게 보이게 만들기 위해 전면부만을 재 공사했다고 합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게다가 이 앞에 펼쳐진 광장에서는 마켓들도 열리고, 음악가들이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카탈루냐 음악당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카탈루냐 음악당입니다. 엄청나게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이 곳은 가우디의 스승인 몬타네르가 지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건축 양식을 보면 다양한 재료를 화려하게 사용했다는 점이 가우디의 건축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서 있는 뒤편으로 타일을 이용한 장식들이 보입니다. 가우디는 이러한 스승님의 기법을 계승하여 본인만의 독특한 건축특징인 트렌카디스 기법을 탄생시킵니다.

 

이렇게 야경투어를 마쳤습니다. 바르셀로나는 전체적으로 여행자들이 밤에 돌아다니기에 크게 위험하지 않은 도시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소매치기와 강도사건이 많이 일어나서 위험한 행위는 최대한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저런 걱정으로 야경들을 둘러보는데 걱정이 있으신 분들이 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에게 야경투어가 가장 좋은 선택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리 지어 다니면서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고, 가이드분들의 전문적인 설명을 들으면서 과거의 유산들을 보게 된다면 더욱더 바르셀로나에 대해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르셀로나 야경투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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