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우주씨

안녕하세요 친절한 우주씨 입니다. 저는 지금 공중보건의사로 복무중입니다. 이제 후배님들이 곧 국시를 보겠군요. 그리고 예비 전문의 선생님들도 계시겠죠.

저는 일반의로 공중보건의를 지원하게 되었는데, 그때 훈련소를 가기가 너무 싫어서 매일매일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중에 어떤 선생님이 4주에 걸친 훈련소 일기를 올려주셨는데 상당히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렇게 나중에 글을 올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하루도 빼먹지 않고 일기를 기록했습니다.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입소 1일차. (목요일)


01:40 PM.


논산훈련소 문을 지나서 행사장(운동장)으로 이동했다.

오늘은 공중보건의. 공중수의사. 전문연구원 만 입대하는 날인가 보다.

Warrior hall 이라는 곳으로 이동을 한 후, 지역별로 1차 분류를 진행했다.

이 후에 생년월일 순서로 등록진행을 하고, 나가서 모여 있으니 키 순으로 재 배치를 했다.

*** 이 과정이 분대를 나누는 과정이였다. 지역별로 분대를 나누게 되었고, 친한 친구들끼리는 붙어있으면 같은 분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


◦◦연대 ◦교육대 ◦◦중대 ◦소대 ◦분대 ◦◦번 훈련병이라는 이름을 받게 된다.

(편지를 쓸때도 중요하고, 뭐 여러모로 익숙해질 이름)


이후 막사로 이동하는데 대략 5km 정도는 걸은듯 하다. 이후 짐 검사를 시행했다.

숨겨온 물건들은 걸리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이후 생활복이나 야상을 맞춰서 입었고

식사 및 샤워를 진행했다. 식사는 의외로 먹을만 했으며

따뜻한 물도 잘 나오는 편이였다.

(해물탕. 카레. 푸딩. 망고주스. 김치)


10시에 취침을 했으며 점호시간에 침구류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배웠다.

쉽게 잠이 들고, 쉽게 깼다. 언제 끝날지 막막하다.




입소 2일차 (금요일)


4:45 AM.


 불침번 시작. 첫 불침번이 말번이라 좋았다. 이후 점호. 아침식사.


아무것도 안하는 중간중간에 뭔가를 많이 한 느낌.

동화기간이라 하여 천천히 익숙해 지는 시간이라고 한다.

뭔가 죄수같은 느낌이 든다.

병원에서, 학교에서 당당하던 모습들은 어디로 간걸까.


담배 금단증상은 생각보다 없다.

다른 학교 친구들은 잘 지낼까?

식사는 갑자기 맛이 없어졌다. 배가 고프다.


편의를 잘 봐주셔서 분위기가 좋은 편이다.


9:37 PM 취침



 

입소 3일차 (토요일)


주말이라 오전 7시에 기상하였다.(원래는 6시)

불침번도 없고. 3일차라고 나름 익숙해 졌다.

아침식사를 했는데 왜인지 갈수록 구리다.


이후 이불을 일광건조. 침낭 등을 털고 대청소를 했다.

오후에는 사진을 찍었다. 주말은 편해서 좋다.


1:06 PM 군대리아

군대리아 라는 것을 먹어보았다.

구성으로 햄 x 2. 치즈. 샐러드 + 씨리얼 + 우유 x 2

푸짐하고 배가 불러서 좋았다. 생각보다 맛도 아주 좋았다.


+ 부대별로 사진을 찍는다. 적당히 대충 찍었다.

+ 오늘도 가뜸이라는 것을 한다(이름표를 다는것, 손바느질). 영 귀찮다.

+ 다음주부터는 전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 아무 생각이 없다...




입소 4일차 (일요일)


주말엔 기상이 늦어져서 좋다(아침 7시)

점호 장소가 조금 멀리로 바뀌었다. 설마 계속 멀리 가야하나 싶다.

아침은 너무 춥다.


식사 직후. 종교활동을 시작했다.

법당(불교)를 가면 막 여자 댄스팀이 온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래서 갔는데 젠장. 이번주부터는 한동안 안온단다.

어떤 기자가 와서 무슨 여성의 성 상품화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국방부에 문제제기를 했다는 소문도 돈다.

기대도 안했던 설교에 잠이 솔솔 왔다.

SAMSUNG이 세계적인 기업이다 뭐 어쩌고..

우리나라의 역사, 문화 유산 등에 대해 설교를 했는데

좋게 얘기하면 애국심이고, 나쁘게 얘기하면 국뽕이다. 군대니까 이해하는 부분.


식사 후 자기정비시간. 다들 평화롭게 지낸다

(편의를 많이 봐주셔서 좋다. 분대장이나 하사들이 우리보다 전부 한참 어려서 함부로 하질 못한다

게다가 대단히 우리가 까다로운 집단이라고 한다. 문제제기도 많고.

그래서 그냥 잘 넘기기만을 바란다는 얘기도 있다.

그런걸 떠나서 분대장들이 착한친구들 같아서 좋다)


조금씩 익숙해 지면서, 지금까지 바빴던 일상에서 잠깐 벗어나는 기분도 들었다. 좋은 주말이다.


가나파이와 7up을 받았는데. 이게 이렇게 맛있었다니.

건빵을 배급받았다. 건프레이크 같이 만들어 먹어봤는데 오? 괜찮다.

마피아 게임을 했다.

분대원들과 조금은 친해졌다. 다들 나이대가 비슷하다.

치과의사가 한명. 한의사가 여섯명. 의사가 8명.


외부 연락이 끊긴 상태이다. 어차피 같은 시간을 지낼거라면. 즐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까지가 1주차 였습니다. 총 5주차로 구성을 했습니다.

재미있게 각색을 해볼까 생각했지만. 말그대로 그냥 일기에 써진대로 적어보았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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