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우주씨

안녕하세요 친절한 우주씨 입니다. 총 5회 분량의 훈련소 일기를 오늘 마치게 됩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짧은 시간인데, 훈련소 안에서는 정말 길게 느껴졌습니다.

항상 군인분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저희 공중보건의는 비록 36개월의 근무이긴 하나, 그래도 사회에서 지내는 것은 참 다행입니다.

한창 날씨가 추울텐데, 장병분들 건강하게 복무 마치시길 바랍니다.




입소 26일차 (월요일)


행군을 진행했다. 행군은 훈련소 2바퀴를 도는 정도로 끝났다. 대략 20km 정도가 되었으려나.

4시간을 꼬박 걸었다. 훈련소가 이렇게 크다니.

오늘은 여자친구의 생일이다. 미안하게도 혼자 두게 되었다.

나가서 1500일과 함께 같이 보내고 싶다.


독일인의 사랑 / 성채 / 위대한 개츠비


문장들이 너무 멋있었다. 나가서도 꾸준히 문학을 읽고 싶다.

내일은 훈련병의 밤이다. 이틀이 얼릉 지나갔으면 좋겠다.

이것저것 버리면서 청소를 하는 중이다. 기분이 아주 좋다.




입소 27일차 (화요일)


PM 1:45


오늘은 수료식 전전날이고 특별히 한게 없어서 시간이 더디게 간다.

재밌는건 뭐든 다 해버린 것 같아서 지겹다.

낮에 자고나니 편지가 왔다. 기분이 좋다. 온 가족이 편지를 한통씩 보내와서 기분이 아주 좋다.

아빠는 군대가 성인으로서의 완성이 되는 시간이였다고 말하셨다. 인상깊다.

나도 남은 3년간의 복무동안 자기계발을 열심히 해야겠다.

나갈 계획을 세우는 것은 기분이 좋다. 영어 회화를 준비해볼까 하는 고민도 든다.

가나 쇼콜라는 진짜 맛있다. 나가서도 사 먹어 봐야지.

(나와서는 정작 거들떠도 안봤습니다)


봄날의 제주도가 기대된다. 나가면 제주도를 여행하고 싶다.


PM 7:40


국제시장을 관람했다. 시간이 잘 갔다.

역시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영화였다.

내일은 언제 오려나. 마지막은 그래도 아쉬울지 모르겠다.

(하나도 안아쉬웠다)


끝이 오긴 온다. 국시 이상의 해방감을 느낄 것 같다.




입소 28일차 (수요일)


PM 4:02


마지막 날은 시간이 그래도 잘 갔다. 오전엔 교육과 수료식 예행연습이 있었다.

오후엔 장구류를 정리하고 부대를 싹 청소했다.

방금 행정병을 불렀는데, 마지막 편지가 오게 되려나?

드디어 오늘이 마지막이다. 내일 오전도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어느덧 집에 가는 차 안일까.

내일은 비소식이 있어서 아쉽지만, 어서 자유를 찾아 가고 싶다.


낮엔 가족끼리 외식을 하고, 저녁엔 기필코 치킨을 먹어야겠다.

신난다. 4주간 했던 경험. 친구들. 규칙적이고 절제된 생활을 유지하면

앞으로 삶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미래를 준비하고 꿈을 이루자.



Epilogue


수료식 당일은 기억에 의존해서 씁니다.

아침에 열심히 짐을 싸서, 수료하는 장소로 이동합니다.

연습했던 수료식을 마치면 부모님을 찾게 됩니다.

가족들과 사진을 신나게 찍고. 함께했던 분대원들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정말 기쁜 순간이였습니다.

그리고 2시간 가량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나와서 스타벅스를 갔는데. 커피의 카페인이 이렇게 독한지 처음 알았습니다.

반가운 고양이 티모는 낯선냄새가 나는 제가 어색한지, 한동안 거리를 두다가 다시 친해졌습니다.

늘 함께 하던것이 낯설었습니다. 운전을 하면서 아이유의 노래를 들었는데 감회가 참 남달랐습니다.

소중한 것들은 항상 가까이에 있었나봅니다.


병영일기 뒷장의 메모에 적은 앞으로의 다짐과 계획들이 많았는데.

하나도 안이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꽤 많이 지켜지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가족. 친구. 연인의 소중함을, 이 병영일기를 옮기면서 다시 느낍니다.


공중보건의에 들어가게 될,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 새해엔 건강하시고, 훈련소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앞날에 뽑기의 행운이 가득하길 빕니다. 친절한 우주씨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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