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친절한 우주씨 입니다. 어제에 이어 공중보건의 훈련소 일기 2주차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사실 훈련소는 총 4주의 기간으로, 훈련소 일기에 따르면 7일마다 한주로 하게 되어있는데, 훈련소 생활이 일요일에 한주차가 끝나는 일정이므로.
훈련소 일정에 따라 총 5주차로 적게 되었습니다. 뭐 어찌되었든. 시작하겠습니다!
입소 5일차 (월요일)
4:45 AM
불침번으로 기상했다. 2번 연속으로 말번이라 좋았다. 오늘은 화장실 불침번을 섰다. 조금 찝찝하다.
화장실 불침번은 화장실에 가는 훈련병 이름과 들어간 시간, 나온 시간을 체크한다.
너무 오랫동안 안나오면, 안에 잘 있나 불러보기도 한다. 이런...
이후 도수체조 및 점호. 생각보다 일어날만 하고 익숙해 진다.
이번주는 교육주간이다. 지루하다는데 걱정이다.
+ 견과류를 간식으로 받았다. 꺼내 먹었는데 맛있었다. 이게 맛있는건 처음인 것 같다.
+ 오늘이나 내일 중으로 첫 편지가 온다고 한다. 원래 훈련병 번호를 알려줘야 한다는데 이상한 메일주소를 알려줘버렸다.
하필 그때 배터리가 떨어졌다. 이런.
+ 전화하면 기분이 어떨까? 고작 5일인데 좀 유난떠는건가 싶기도 하다.
정신교육은 시간이 너무 안간다. 오후 내내 졸았던 것 같다.
분대원들과 친해진 것 같은 기분이다.
+ 하루가 이렇게 길줄 몰랐다.
그런데 생각보다 편지쓸 시간이나, 일기쓸 시간이 모자라다.
+ 군대라는 집단은 참 특이한 집단이다. 극단적으로 합리적인것 같으면서, 매우 부조리한 부분이 있다.
진짜 철없는 20대 초반이 군대에 들어간다면. 왜 사람되서 나온다는 얘기가 있는지 알것도 같다.
입소 6일차 (화요일)
AM 6:00 기상 후 점호.
점호하면 아침을 먹을 때 까지 약간의 시간이 고정적으로 남는 듯 하다.
이시간에 주로 일기를 써야겠다.
어제 들어왔던 정신교육 장교가 또 들어왔다. 다시는 보고싶지 않다. 일단 음. 정말 애국자 인것 같긴 하다.
나라에 대한 비판은 절대 못할 것 같다.
이후 제식 이라는 것을 배웠다. 뭐 좌향 좌 우향 우 이런것.
평가를 하기로 했었는데, 배식조에 배정되어 어쩌다 보니 흐지부지 되었다.
오후에 교육 및 체력단련 시간이 있었다.
오후 시간은 휴식시간이 있었다. 신형 전투복을 배급받고 사이즈를 조절했다.
나름 멋지게 생겼다. 이게 지금은 딱 맞는데, 나중에 예비군 나갈 때 과연 입을 수 있을까?
입소 7일차 (수요일)
AM 6:00 기상 후 점호
AM 8:06 아침식사 끝.
이번주는 내내 정신교육을 한다. 벌써 7일차라니 점점 익숙해 지는 기분도 든다.
어제의 체력 측정으로 피곤해서 잘 잤다. 그런데 너무 건조해서 목이 아프다.
맨손 제식이라고, 걷는 연습을 하면서 연병장을 10바퀴나 뺑뺑이 돌았다.
뭐하는건지 모르겠다. 매우 짜증이 났으나. 별 수 없다.
훈련소를 나가면 살을 빼야겠다.
분대에 두명이 편지를 받았다. 묘하게 부럽다.
체력단련 시간이 오후 다섯시마다 있는 것 같다.
1km 정도를 조깅했다. 10분이 덜 걸렸다.
그날그날 다른 웨이트를 간단히 하는데 오늘은 푸쉬업 50개 정도를 했다.
이번주는 배식조 였는데. 식사시간에 밥을 배식하기도 하고, 뒷정리도 하고. 뭐 하여튼 다 한다.
매우 귀찮은 일이다.
이제 적응이 좀 된 것 같다.
훈련소에서 나가면 중국 고전을 읽고싶다. 사서삼경이나 기타 등등.
일기에 일정 위주가 아닌 감정 위주로 적고 싶은데. 사실 진짜 별 생각이 없다.
입소 8일차 (목요일)
AM 6:00 기상 후 점호
AM 7:47 아침식사 끝.
1주일에 2-3번 정도 불침번을 선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미션이 있다. 온도를 잰다던지. 환기를 시킨다던지. 사람수를 센다던지 뭐 등등.
배식조가 월요일 까지다. 좀 바쁘면 시간이 금방 가려나 모르겠다.
슬슬 감상이 사라지고. 말 그대로 동화되는 것 같다.
가끔 나오는 부식이 기쁘고. 탄산음료가 너무 달다.
스타벅스가 정말 가고싶다.
편지는 언제쯤 오려나. 별일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입소 9일차 (금요일)
AM 6:00 기상 후 점호.
AM 7:41 아침식사 끝.
어제 편지가 와서 너무 기뻤다. 어제야 소속확인이 되었다니. 이제 자주 올 것 같다.
편지를 보내야 하는데, 주소를 확인을 못해서 보내지 못했다. 아쉽다.
배식조에서 내가 맡은 일이 짬이라고 불리는 일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이다.
기분이 찝찝하다. 몸은 그래도 편한 편.
손이야 씻으면 되니까.. 라는 마음으로 찝찝하지만 지내야지.
정훈평가라는 시험을 보고, 만점을 받으면 전화를 하게 해준다고 했다. 준비해보자.
주말이 내일이다. 드디어!
PM 8:08 오늘 통화를 하고 편지를 보냈다.
목소리에 울컥했다. 일주일 만에..
음?
왜 갑자기 이유없이 집합하라고 한다. 무슨일이지.
입소 10일차 (토요일)
AM 9:46
배식을 마치고 씻으니 이시간이다. 은근히 바쁘다.
인터넷 편지가 자주 와서 좋다. 손편지는 너무 늦게 온다.
시간이 남으면 자꾸 편지를 읽게 된다.
살이 빠지고 몸이 좋아지는 기분이 든다. 수료할 때 쯤 몸이 좋아질 것 같다.
책을 엄청 많이 읽게 된다. 좋다.
PM 8:12
오늘은 따뜻한 물로 샤워를 했따. 쉬는날 배식을 하니 편하면서도 시간이 잘 가서 좋다.
날씨가 좋아서. 바람이 선선하게 불 때 낮잠을 자니 기분이 좋다.
+ 옆사람이 코를 곤다. 그런데 본인은 다음날에 우리에게 "전날에 잠을 못자서 너무 피곤하다" 고 한다.
이제 환청이 들리기 시작하나 걱정이 된다.
+ 어떤 훈련병이 군대리아 패티를 두장 가져갔다. 뒷사람이 못먹을 걸 뻔히 아는데 저런다.
거기에 분대장이 지적을 하니. 왜 말씀을 그렇게 하시냐고 한다. 나이는 꽤 있어 보이고 전문의 같은데.
햄버거 패티 때문에 저럴수가 있나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공중보건의면 좀더 성숙하게 훈련소 생활을 보내야 한다 생각했는데. 부끄럽다.
+ 엄마와 전화를 했다.
입소 11일차 (일요일)
읽고 싶은 책 목록
맹자. 도덕경. 청춘의 독서. 안의 세계문학. 남자는 힘이다. 삼국지 조조전.
살이 빠진 기분인데 몸무게는 그대로다. 역시..
콜렉트콜을 걸었는데 엄마가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못받은 모양이다.
왠지 슬픈 기분이 들었다. 엄마가 괜히 자책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지만.
우리 엄마는 쿨해서 그럴 사람이 아니다.
성숙해 지는 방법은 감정을 온전히 제어하고 마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아침은 몸이 유난히 가벼운 것 같다. 규칙적이고 절제된 생활을 (억지로) 해서 그런가 싶다.
앞으로도 아침마다 이런 기분이 든다면. 꾸준히 이렇게 지낼 수 있게 노력해 봐야겠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말라
힘든 날들을 참고 견뎌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것
현재는 언제나 슬픈것
모든것 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가 버린것 그리움 되리니"
여기까지 2주차 일기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7/12/31 - [번외편 - 일상/공중보건의] - 공중보건의사 훈련소 일기 : 1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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