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첫 번째 서평을 올린다. 매주 최소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적절한 속도로 진행이 되고 있는 듯하다. 서평은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담고 있으며,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편의상 평어체를 이용하려고 한다.
나는 평소에 유튜브 신사임당님의 채널을 구독하고, 거의 모든 영상을 챙겨본다. 요즘은 각 분야의 명사들이 출연하여 약 20분가량 본인들의 주장을 하는 영상이 많이 올라오는데, 그 채널에 이지성 작가가 출연했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면서 인공지능이 미래에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중에서도 자주 의사를 언급하면서, 의사는 앞으로 제1순위로 대체될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어떤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지 궁금했으며, 어떤 돌파구를 제시하는지 궁금해서 이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책의 전체적인 전개 방식은 이렇다. 작가는 우선 인공지능이 현재 어디까지 발달해 있다는 것을 근거로, 앞으로 인간이 현재 행하고 있는 분야에서 인간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특정 분야의 이상향을 제시한 후에, 인공지능은 그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논지를 펼친다. 그렇기 떄문에 우리는 앞으로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전개가 된다.
중간중간 인상깊었던 부분들을 체크했고, 간단히 나의 생각을 기록으로 남겼다.
선진국은 다들 미래에 인공지능의 IQ가 1만을 돌파하기 때문에 주입식 교육은 아무 의미 없다고 하면서, 아이들에게 인공지능이 절대 가질 수 없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이를 쓰고 있는데 말이다. - page 23
이 부분에는 상당히 공감했다. 기계학습은 기존의 지식들을 학습하는데 아주 특화되어 있는 기술이다. 실제로 내가 의학을 공부하면서 힘들게 외웠던 어려운 내용들을 컴퓨터는 찰나의 순간 동안 암기해버릴 것이다. 나중에 우리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게 된다면, 이러한 단순한 암기의 영역은 컴퓨터에게 맡기고 인간은 인간이 가능한 영역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금융 투자 기업이 아니다. 인공지능 기업이다"라고 선언한 것 처럼 회사의 정체성을 '금융투자'에서 '인공지능'으로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 page 81
실제로 투자시장에서 AI를 이용한 트레이딩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들었다. 특히나 지표를 활용한 트레이딩 분야에서는 이미 사람은 따라갈 수 없는 속도로 트레이딩이 이뤄지니, 인간이 끼어들 틈새는 없다고 할만하다. 골드만삭스의 인공지능 켄쇼는 왓슨과 다르게 아직도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는 듯하다.
사실 왓슨은 작가의 기대만큼은 못 미치고 있다. IBM에서는 왓슨을 실패 사업으로 규정하여 인력 재배치를 감행했다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왓슨은 인공지능을 의료에 도입했다는 점에서 제 역할을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발전할지 모르기 때문에 나도 의사로서 인간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영역이 무엇인지 늘 고민하고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IT 차단할 줄 아는 사람들은 IT 기기를 접촉할 시간에 독서와 사색을 하고 예술과 자연을 접하고 다른 사람들과 진실하게 교류하면서 자기 안의 인간성과 창조성을 발견하고 강화해갈 것이다. - page 150
이 부분은 최근에 여행을 하면서 느꼈다. 외국의 음식점에 갔을 때 나는 메뉴 추천을 보통 직원에게 그냥 바로 물어보는 편인데, 친구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약간 놀랐다. 구글 지도를 켜고, 구글 검색 결과를 참고해서, 다른 사람들이 먹어본 후기와 사진을 검색해보고 음식을 주문하는 방식은 IT가 얼마나 우리의 의사 결정에서 중요해졌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줬다.
미래에 의사가 갖춰야 할 필수적인 능력이 환자의 심적 , 육체적 두려움과 고통에 공감하고 환자와 질병을 창의적으로 대하는 것인데, 소설 창작이 이를 잘 키워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 page 221
컬럼비아 의대의 수업 내용이라고 하는데, 환자의 심적, 육체적 두려움과 고통에 공감해야 한다는 점에 크게 공감하여 메모를 남겼다. 사실 소설 창작은 조금 너무 간 내용 같고, 평소에 글쓰기를 하면서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는 내가 블로그를 처음에 시작하면서 했던 생각과 어느 정도 일치한다.
사실 이 작가의 논지 전개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일단 근거가 부족한 경우가 종종 있었으며, 본인이 본인의 책을 근거로 인용하는 것은 놀라웠다(...). 게다가 책 중간에 등장하는 본인 책의 PPL은 이지성 작가가 왜 안티가 많은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인공지능은 만능이고 무적이라서 OO는 곧 인공지능에게 대처될 것이다!'라는 논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펼치는데, 이는 독자로 하여금 공포심을 유발하려는 목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단호한 어투로 쓰여 읽는 내내 불편했다. 게다가 해결책으로 내세운 여덟 가지도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 나는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으려면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지 보다, 인공지능을 어떤 식으로 활용해서 나의 능력을 키울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
아무튼 원래 이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대중적인 책이었어서 기대하고 읽었지만 전체적으로 아쉬웠던 책이다. 인공지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점에서 좋았고, 작가가 근거로 제시한 부분들에 대해서 찾아보면서 탐구할 여지가 생겨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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